5월의 숲 / 복효근 5월의 숲 그러니 그대여, 오늘은 내가 저이들과 바람이 나더라도 바람이 나서 한 사나흘 떠돌더라도 저 눈빛에 눈도 빼앗겨 마음도 빼앗겨 내 생의 앞 뒤를 다 섞어버리더라도 용서해다오 세상에 지고도 돌아와 오히려 당당하게 누워 아늑할 수 있는 그늘이 이렇게 예비되어 있었나니 그대보다도 내보.. 시 이야기 2009.05.01
봄 회상 / 강인한 봄 회상 찻물을 끓이며 생각느니 그리움도 한 스무 해쯤 까맣게 접었다가 다시 꺼내 보면 향 맑은 솔빛으로 내 안에서 우러날거나 멀리서 아주 멀리서 바라보기엔 천지에 봄빛이 너무 부신 날 이마에 손가리갤 얹고 속마음으로만 가늠했거니 보이는 듯 마는 듯 묏등을 넘어 푸르릉푸르릉 금실을 풀며 .. 시 이야기 2009.04.30
추억은 / 진경옥 추억은 죄없는 우리 눈을 푸르게 적시고 추억은 겨울 바다의 가장 진한 빛으로 물들고 있었다. 작은 섬 바위의 한 끝을 때리고 추억은 가끔 몸서리치는 물살로 빠져 나가고 있었다. 보랏빛 라일락의 꽃잎 속에서 떠도는 香으로 추억이 날고 있을 때 취한 우리는 4월이 다 가도록 헤매고 있었다. 人生의 .. 시 이야기 2009.04.22
아름다운 세상의 향기 / 이정하 아름다운 세상의 향기 일상에 찌들고 삶에 지친 우리가 가끔 미소를 지을 때가 있습니다. 캄캄한 것 같은 우리의 생이 어느 날 갑자기 환하게 밝아질 때가 있습니다. 생이 힘겹고 고달프지만 않은 것은 우리를 따스하게 감싸는 세상의 향기로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삭막하다는 것은 우리가 그.. 시 이야기 2009.04.20
꽃 그리움 / 김춘경 꽃 그리움 가자, 가자 그리움 채우러 가자 이 봄 꽃동산 거닐면 뉘라서 그립지 않을까 먼 훗날 죽도록 보고 싶었노라 고백하지 않으려거든 님 닮은 꽃등에 올라앉아 진한 향기 가슴에 품고 한껏 속삭여 보자 가자, 가자 사랑 채우러 가자 이 봄 꽃동산에 누우면 뉘라서 어여쁘지 않을까 -김춘경- 어제 .. 시 이야기 2009.04.20
꿈, 견디기 힘든 / 황동규 꿈, 견디기 힘든 그대 벽 저편에서 중얼댄 말 나는 알아들었다 발 사이로 보이는 눈발 새벽 무렵이지만 날은 채 밝지 않았다 시계는 조금씩 가고 있다 거울 앞에서 그대는 몇 마디 말을 발음해 본다 나는 내가 아니다 발음해 본다 꿈을 견딘다는 건 힘든 일이다 꿈, 신분증에 채 안들어 가고 삶의 전부 .. 시 이야기 2009.04.18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다...정호승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이다. 인간만큼 고독한 존재는 없다. 그것이 인간의 기본 명제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도 혼자 외롭게 태어나지만 죽을 때도 혼자 외롭게 죽어간다. 인간이 외롭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간의 삶을 이해할 수 없다. 인간에게 있어 외로움은 우리가 .. 시 이야기 2009.04.17
삶 / 이동진 삶 우리는 이렇게 기쁘게 살아야 한다 눈빛이 마주치면 푸른 별빛이 되고 손을 맞잡으면 따뜻한 손 난로가 되고 두팔을 힘주어 껴안으면 뜨겁게 감동하는 우리는 서로에게 기쁨이 되어 살아야 한다 얼마나 길게 살 것이라고 잠시나마 눈을 흘기며 살 수 있나 얼마나 함께 있을 것이라고 아픈것을 건드.. 시 이야기 2009.03.27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먼 산 같은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라 감잎 물들이는 가을볕이나 노란 망울 터뜨리는 생강꽃의 봄날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수숫대 분질러놓는 바람소리나 쌀 안치듯 찰싹대는 강물의 저녁인사를 몇번이나 더 들을 수 있을까. 미워하던 사람도 용서하고 싶은, 그립던 것들마저 덤덤해지는 산사의.. 시 이야기 2009.03.25
너의 하늘을 보아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보일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 시 이야기 2009.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