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겨운 너에게 / 이정하 눈물겨운 너에게 나는 이제 조금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 한꺼번에 사랑하다 그 사랑이 다해 버리기보다, 한꺼번에 그리워하다 그 그리움이 다해 버리기보다, 조금만 사랑하고 조금씩만 그리워해 오래도록 그대를 내 안에 두고 싶습니다. 아껴가며 읽는 책, 아껴가며 듣는 음악.. 시 이야기 2009.08.26
나에게 잃어버릴 것을 / 조병화 나에게 잃어버릴 것을 나에게 잃어버릴 것을 잃어버리게 하여 주시고 나에게 남을 것을 남게 하여 주십시오 와글 와글 타오르던 무성한 여름은 제 자리 자리마다 가라 앉아 귀중한 생들을 여물게 하였습니다 보시다시피 어젠 감당할 수 없이 숨찬 계절이었습니다 이제 돌아갈 것을 돌아가게 하여 주.. 시 이야기 2009.08.21
줄 긋기 타대오주교님과 그레고리오본당심님과 함께한 시간 나만큼 키가 큰 로사도,, 그 옆의 글라라님도 까치발을 한 데레사도,, 요세피나님도,, 크리스티나도,, 아네스도,, 세레명이 기억이 안나는 자매도,, 늘 웃음 가득한 세실리아님도 안나님도.. 모두 보고 싶다. 우연히 보게된 사진 한장에.. 망연자실이.. 시 이야기 2009.08.16
사랑의 인사 / 신현림 사랑의 인사 아주 오래전에 목성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 울었다는 사람이 생각나요 그 후 저 하늘 너머는 어떨까 궁금했어요 우주의 질서가 뱀처럼 똬리 틀고 이렇게 은밀히 별들과 연결됐다니, 흥미롭군요 운명선을 닮은 비행선이 저 멀리 흰 선을 그으며 사라지네요 별점 보고 돌아가는 안국동의 해.. 시 이야기 2009.08.10
슬픈 사람들에겐 슬픈 사람들에겐 슬픈 사람들에겐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 말아요 마음의 말을 은은한 빛깔로 만들어 눈으로 전하고 가끔은 손잡아주고 들키지 않게 꾸준히 기도해 주어요 슬픈 사람들은 슬픔의 집 속에만 숨어 있길 좋아해도 너무 나무라지 말아요 훈계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말고 가만히 기다려주는 .. 시 이야기 2009.08.08
겸손의 향기 / 이해인 겸손의 향기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역겨운 냄새가 아닌 향기로운 말로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말들이 이웃의 가슴에 꽂히는 기쁨의 꽃이 되고, 평화의 노래가 되어 세상이 조금씩 더 밝아지게 하소서 누구에게도 도움이 될 리 없는 험담과 헛된 소문을 실어 나르지 않는 깨끗한 .. 시 이야기 2009.08.05
그대 무사한가 그대 무사한가 그대 무사한가 다시 기다림은 시작되었다 그 아득함이라니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말 목젖에 눌러 두었던 말 한마디 그대 무사한가 -안상학- 들꽃 그대 그대 무사한가 밤새워 내린 비 비바람 속에서 그대는 무사한가 저 아침 햇살처럼 무사한가 뿌리 내린 그대 땅 처절하게 끌어안은 실.. 시 이야기 2009.07.27
당신이 보고 싶은 날 / 이 해인 당신이 보고 싶은 날 요즘엔 당신이 더욱 보고 싶습니다. 지척인 당신을 두고서도 보지 못한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운 마음에 견딜 수 없을 때면 이런 상상을 합니다. " 당신이 꿈이었으면.. " 당신이 꿈이었으면 꿈 속에 들어가서 당신을 만날 수 있을텐데 하루종일 꿈 속.. 시 이야기 2009.07.10
여름엽서 / 이외수 여름엽서 오늘같은 날은 문득 사는 일이 별스럽지 않구나 우리는 까닭도 없이 싸우고만 살아왔네 그 동안 하늘 가득 별들이 깔리고 물 소리 저만 혼자 자욱한 밤 깊이 생각지 않아도 나는 외롭거니 그믐밤에도 더욱 외롭거니 우리가 비록 물 마른 개울가에 달맞이꽃으로 혼자 피어도 사실은 혼자이지 .. 시 이야기 2009.06.25
담쟁이 / 도종환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 시 이야기 2009.06.23